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느껴지는지를 통해 심리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아-동조적(ego-syntonic) 성격은 자신의 신념과 행동이 자아와 조화를 이루며, 이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개념은 일반적인 성격 특성뿐만 아니라, 성격장애(Personality Disorder)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자아-동조적인 성격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격장애와 관련된 자아-동조성의 한계를 살펴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맥락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1. 자아-동조적 성격의 문제
자아-동조적인 특성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성격적 특성이나 행동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그것이 문제가 된다고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성격장애를 지닌 내담자들에게는 이러한 성향이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1) 치료의 한계
전통적인 인지행동치료(CBT)는 내담자가 자신의 왜곡된 사고를 인식하고 수정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성격장애를 지닌 내담자들은 대체로 심리적 융통성이 부족합니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사고방식과 행동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인지적 기법만으로는 변화를 일으키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애성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NPD) 환자는 자신의 행동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타인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자신의 사고를 바꾸어야 한다”는 접근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도전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2) 심리적 경직성과 변화에 대한 저항
성격장애를 가진 내담자들은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불편해합니다. 그들의 성격적 문제는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되었으며, 이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의 일부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회피성 성격장애(Avoidant Personality Disorder, AvPD) 환자는 대인관계를 피하는 행동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만약 치료자가 이러한 회피 행동을 변화시키려 하면, 내담자는 오히려 더 강한 방어를 보이며 기존의 믿음에 더욱 집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치료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
성격문제를 가진 사람들은 단순히 특정한 인지적 오류를 수정하는 것 이상으로, 전반적인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들의 관계 패턴은 주로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것이며,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상담자와의 치료적 동맹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저항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2. 자아-동조적인 성격이 강점이 될 수도 있다?
모든 자아-동조적인 특성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특정한 상황에서는 자아-동조성이 개인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1) 자기 효능감과 안정감 유지
자아-동조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행동에 확신을 가지며, 외부의 비판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높이고,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한 원칙과 신념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부심을 느낀다면, 그는 도전적인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2) 자기 정체성의 확립
자아-동조적인 성격은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사람이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면, 이는 삶에서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한 신념을 가진 리더는 자신의 행동을 자아-동조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밀고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지도력과 결단력을 요구하는 직업(예: CEO, 정치인, 예술가)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인내력과 목표 지향성
자아-동조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행동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인내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선수나 예술가는 자신의 연습 과정이 힘들더라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성향이 없다면, 작은 어려움에도 쉽게 포기할 수 있겠죠.
3. 문제와 강점 사이의 균형 찾기
자아-동조적인 성격은 때로는 변화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지만, 특정한 맥락에서는 개인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 문제가 되는 경우
- 성격장애와 같이 자신에게 해로운 행동 패턴을 문제로 인식하지 못할 때
- 심리적 경직성이 높아 변화에 대한 저항이 강할 때
- 대인관계에서 부정적인 패턴을 반복할 때
✔️ 강점이 되는 경우
- 신념과 목표가 뚜렷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때
- 외부의 영향을 쉽게 받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갈 때
- 자기 정체성이 확고하여 삶에서 방향성을 잃지 않을 때
따라서 자아-동조적인 특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상담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무작정 변화시키려 하기보다, 내담자가 스스로 긍정적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 출처
Young, J. E., Klosko, J. S., & Weishaar, M. E. (2003). Schema Therapy: A Practitioner’s Guide.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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